2025
| 저자 | 추성은 | ||
|---|---|---|---|
예정조화
사이렌 울리는 소리에 구르는 잔돌처럼 깨어난다.
산책을 나서기에는 이르고 잠을 자기에는 늦은 새벽이 되면 오늘의 운세가 올라온다. 너는 엎드려 누워 내게 생일이 언제인지를 묻는다. 어제도 똑같은 걸 물었다. 나의 생일은 너와 사흘 차이 난다고 대답한다. 고작 사흘.
그러든 말든.
나의 밑과 대답은 고요하게 꺼지고 있다.
사이렌 울리는 소리는 여전하고.
삐─용
삐─용
새벽만 되면 사람이 어떻게 되나 보다.
이래서 병원 근처에 살면 집값이 비싸.
우리의 대화는 수면의 안팎을 오간다. 이토록 일방적이고 단순하게.
나를 어디로도 데려가지 못하는 감상을
감지할 때마다 나는
스스로를 부수고 싶어진다.
돌멩이처럼 누워있기만 해도 느린 속도로 시들어가는 나의 육체와 그 옆에 가까이 누워있는 영혼을 가만가만 느낀다.
그럴 땐 나의 생명이란 게 긴가민가하지.
구급차를 타고 병원 쪽으로 멀어지는 누군가와
이곳의 내가 별개라는 건 참 이상한 일.
너는 내일도 내게 생일을 물어보겠지.
그러면 나는 사흘 차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우리 운세는 똑같다고.

추성은 l
202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등단.
—
2025년 7월호(VOL.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