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 저자 | 나종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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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의 길
꽃밭에도 길이 있다
수천수만의 꽃들이 피어 있는
꽃밭 속에도 길이 나 있다
꽃이 피고 꽃이 지고
꽃이 바람에 흔들리며 내는 길
이쪽에서 저쪽으로 중심에서 변방으로
변방에서 중심으로 내는 길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핏줄처럼 하나로 트여 있는 길이 보인다
꽃밭에는 사람들이 내지 않고
꽃들이 새들이 벌나비가
바람이 내어주는 일통(一統)의 길이 있다
꽃밭에는 늘 새로운 흙의 길이 있다
새벽부터 정오의 정수리를 지나
노을이 지고 별빛이 뜨는
그믐의 시간에도
맨발로 걸어가는 길이 있다
꽃잎을 짓밟지 않고
꽃밭 속으로 들어가는 평화의 길이 보인다
아직 걸어보지 못한
저토록 새롭고 환한 길

나종영 l
1981년 창작과비평사 13인 시집 『우리들의 그리움은』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 『끝끝내 너는』 『나는 상처를 사랑했네』 『물염의 노래』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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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호(VOL.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