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계절의 공시사
 
지난 계절의 공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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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현서 

 

 

 

   

 졸음 손님과 달팽이 택시

  

                                   김현서

 

  

 

 

  손님이 탄다

 

  달팽이 기사님이 눈을 비빈다

  하아아함

  하아아함

 

  연거푸 하품하다

  찰싸닥 뺨을 때린다

 

  눈꺼풀이 주저앉는다

  아무도 모르게

  꾸벅

 

  뒷좌석에 앉은

  졸음 손님

 

  떡갈나무 정류장에

  내려줘야 하는데

 

  너무 멀리 간다

 

 

달팽이200_Image by Salvador La Parra Rios from Pixabay.jpg

 

 

 

 

 

 

 

 

 

 

 

ⓒSalvador La Parra Rios,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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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입니다. 햇살은 쨍하고 바람은 포근포근합니다. 양지바른 언덕배기엔 봄빛이 완연합니다. 어김없이 새 학기가 시작되었지요. 두근거리던 마음도 잠시, 한두 주 지나니 친구도 선생님도 교실도 익숙해집니다. 좀 아는 것 같으니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편해집니다. 선생님은 수학 문제를 열심히 설명하지만 창가에 앉은 아이는 눈부신 햇살을 머리에 이고 꾸벅꾸벅 졸고 있습니다.

   누군가 하품을 합니다. 하아아함 하아아함 돌림으로 하품 놀이를 하는 것 같습니다. 간밤에 푹 잤는데도 어느새 스르르 눈꺼풀이 내려옵니다. 수업 시간은 좀처럼 끝날 줄 모릅니다. 졸음을 쫓으려고 뺨을 때려보고 눈을 비벼봅니다. 소용없습니다. 졸음은 달팽이 택시를 탄 것처럼 꾸물꾸물 느릿느릿 한참을 가도 제자리입니다. 졸음을 쫓는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 딩동댕동~ 소리가 나면 아이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말똥말똥해지지요.

 

 

 

 

 

 

 

 

 

 

 


 

김현서_연재_포스트용.png

김현서 ​ l

1996년 《현대시사상》 시, 200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시집 『코르셋을 입은 거울』 『나는 커서』, 동시집 『수탉 몬다의 여행』 『짜! 짜! 짜!』, 청소년시집 『탐정동아리 사건일지』 『숨겨 둔 말』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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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호(vol.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