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계절의 공시사
 
지난 계절의 공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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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하시안 

 

 

 

 

 이빨

 

             박두순

 

 

  1학년에게 물었다.

  - 너 앞니 누가 빼어 갔니?

  - 치과요!

  - 왜?

  - 흔들려서요

  - 흔들리면 빼는 거야

  - 그럼요, 아빠가 그러는데

  우리 마음도 흔들리면

  누가 빼어 가버린대요.

 

  

 

  


 

  앞니가 빠진 아이를 본 적 있어요. 우습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지요. 대문이 열렸다고 가끔 놀리기도 했어요. 이 시의 대화 내용도, 같은 아파트에 사는 어르신이 손주뻘 아이에게 “얘야, 너 이가 빠져서 어쩌냐?” 따뜻한 염려의 말을 건네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쩌면 이 어른은 무명실로 이를 뽑아 지붕에 던졌던 어린 시절을 떠올렸는지도 모르죠.

 

  그런데 아이의 대답이 참 걸작입니다. 흔들리면 마음도 빼앗긴다니! 물론 제 아빠의 말을 그대로 전하는 것이지만 마음을 빼앗기는 게 뭔지나 알면서 그런 답을 한 건지 자못 궁금하기만 합니다. 이 아이도 알게 모르게 마음을 빼앗긴 때가 있었겠지요. 친구가 학원 대신 PC방에 가자 했을 때도 갈까말까 한참을 망설였겠죠. 다른 아이의 꾐에 꼬여 친구를 울리고 어찌할 줄 몰라 함께 울어버린 일도 있을지도 몰라요.

 

  아이들은 엄마가 안고 흔들어줄 때 편안히 잠이 듭니다. 그네를 타면 온몸이 공중에서 흔들리지요. 상승과 추락을 반복하던 그네가 그저 짜릿한 놀이인 줄만 알았는데, 흔들리는 게 매일의 일상이고 삶은 그런 나날들의 연속임을 그런 추락과 요동의 경험을 통해 뒤늦게 깨닫게 되기도 합니다.

 

  흔들리지 않으려 이제부터라도 너무 애쓰지 않았으면 해요. 흔들려서 무너졌다는 흔들바위도 없고 흔들려야 안락한 안락의자도 있으니까요. 바람에 흔들려도 제자리에서 꼿꼿한 갈대숲처럼, 일렁이고 쓰러지면서도 제자리로 돌아올 수만 있다면 가끔은 흔들리고 빼앗겨도 좋은 마음 아닐까요? 시인이 말하려던 건 어쩌면 마음이란 흔들리기 마련이라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우리 이제 더 이상 마음 흔들리고 들키는 걸 겁내지 말자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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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안​ ​​l

2012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동시, 2020년 《현대시학》 신인상 당선. 동시집 『사과나무 심부름』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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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