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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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유계영 
실패한 번역가




  태양의 줄무늬를 밟고 공중에서 넘어진 일
  넘어짐으로 넘어간 붉은색 카펫
  작은 새, 작은 새, 작은 새, 그리고 약간의 새
  이 불길을 날갯짓이라 부르는 자라면
  역시 인간이다
 
  책가방의 어깨끈을 양손에 꼭 쥐고
  악독을 구경하러 나온 유흥가의 안경잡이처럼
  비탈길 아래로 눈동자를 밀어내는 돌덩어리
 
  두 번 작별하기 위해
  액자 속에 사진을 끼우고 오래 까먹는 나는
  사방의 벽, 좌로 벽, 우로 벽, 위로 아래로
  갇혀 있는 줄도 모르고
  작은 새들이 굴린 방향으로 굴러가는 구름처럼
  잠들어 있다

  시소 위의 깃털, 깃털, 깃털, 약간의 흑색 깃털
  가슴에선 솜 찢는 소리
  부지불식간에 나타나
  마른 꽃을 쥐어주고 달아나는 밤이었고
  무덤들은 이마를 털며
  춥다 춥다 돌아눕는 밤이었다
 
  내 소중한 비극을 뒤져 발견한
  단 한 방울의 눈물이
  전혀 특별하지 않으므로
  남은 일생 열심히 울겠지
  역시 인간이란
 



 

 

 

 

 

 

 

 

 

 

 

 

신작시_유계영.jpeg

유계영 | 2010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 『온갖 것들의 낮』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