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 저자 | 최서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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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아르헨티나
노랗게 핀 말들을 버리고
말 없이 사는 말의 나라에 도착한다
아르헨티나라고 말할 때 나는 아르헨티나를 받아 적는다
그곳은 뜨거운 태양이 있는 나라
눈이 뒤통수에 붙은 말과 붉은 말이 사라진다 불온한 말로 날아오르던 검은 말들이 죽기에 좋은 날 돌멩이를 품던 말이 스스로 꼬리를 내리기에 충분한 날
공중에서 잠시 말을 고른다
어떤 말의 나라에 올라 탈 것인가
말은 식물성으로 자란다, 삼천 년 만에 돋아난 말의 꽃
초원으로 가자
네 발의 말과 날개 달린 말들이 나란히 발을 맞추며 내 안으로 밀려 들어온다 말발굽 소리 명확해진다
별들이 나무처럼 자라고 눈빛이 맑은 잡초가 우거진 평원으로 펼쳐진다
집 떠난 말들이 돌아오는 나라에서
말의 자세로 서서
말이 말을 뇌관처럼 어루만지며
목구멍 속 아름다운 곳에서 멀리 자라나고 있다
그곳의 말을 나는 모른다
아르헨티나, 라고 뜨겁게 발음하며
아르헨티나, 라고 적는다

최서진 | 2004년 『심상』 등단. 시집 『아몬드 나무는 아몬드가 되고』가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년 10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