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 저자 | 김재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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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앤드 고양이
밤이 담장을 넘어온다
꼬리는 점점 구부러지고
발톱은 뾰족해지지
형광펜으로 당신의 얼굴을 그린다
멀리서도 잘 보이는 유령들을 위해
눈 코 입 그려주면 달빛은 말랑거리지
달 위를 걷는 고양이
혼잣말하는 고양이
계수나무와 계피나무를 구별 못하듯
울음이 울음을 불러 모으듯
바람을 모으는 밀밭
밀밭을 떠도는 바람
여기 주인은 누구입니까
여기 주인은 아직 손님입니까
소리도 없이
고요만 남은 흰 달처럼
접시에 뜬
고양이
자신의 울음이 자신의 눈동자가 되듯
몸은 웅크려진다
어떤 순간이 혼잣말일까
달빛 추워지는 여기는
누군가의 멸망하는 입술이기에

김재근 | 부산 출생. 2010년 『창비』 등단. 시집 『무중력 화요일』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