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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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배옥주 

 

 

Calling You

 

 

 

 

아주, 조금 아는 스쿠버다이버가 절명했다

바다 속에서 스스로 호흡기를 분리했다는 전갈이다

그에게 선물 받은 돌산호 가지가 툭툭,

붉은 뼈를 부러뜨리며 스무고개를 넘는다

수포가 번지는 오른팔이 욱신거린다

누군가의 과거가 될 용기를 지우려고

통증을 말아 쥔 채 영화를 본다

 

뜨겁고 거친 바람이 관통하는 〈바그다드 카페〉

마술 같은 이별이 용인되는 라스베이거스 66번 국도

흑인 소년이 두드리는 바흐 전주곡은

갓난 아들의 눈동자 속에서 모하비의 태양을 키운다

고장 난 커피머신에서 흘러내리는 검은 음악이

깨달음만큼 견고한 모래성을 쌓는다

매춘부가 읽던 『베니스에서의 죽음』을 가로채

우울한 사막을 빠져 나온다

앤딩 크레딧 자막을 밀어 올리며

‘Calling You’*가 느린 걸음으로 따라 온다

회전목마를 타고 싶지만

바다로 가는 길이 떠오르지 않는다

 

나의 미래가 될 용기를 지키려고 신경과로 간다

의사는 염증을 들여다보며 질문을 이어간다

“언제부터 이랬나요”

백색소음에서 퇴출된 후에요

“어떻게 아프신가요”

부러진 화살이 꽂히는 환몽 같은,

통점이 옮겨 다녀요 말초에서 말초로

 

오른팔을 내리치는 우레가

어깨로 잠입을 시도하고 있다

팔뚝에 핀 장미 타투 위로 번져가는 수포들

띠를 이룬 줄장미가 전면전을 시작한다

처방전을 쥐고

바다 밑에 가라앉은 회전목마를 타러 간다

모래를 헤치고 ‘Calling You’가 밀려온다

 

 

 

 

*〈바그다드 카페〉 주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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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옥주 |2008년 『서정시학』 등단. 시집 『오후의 지퍼들』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