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 저자 | 김영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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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테를 위한 수기
아무도 모르는 사막에
연어샐러드 카르파쵸carpaccio만으로 맛의 승부를 걸겠다는 식당 하나가 야심한 밤에도 나를 기다린다
식객이라곤 그림자만 덜렁 내려놓고 지나쳐버리는 늙은 도롱뇽 외에 아무도 가지 않아 황량한 사막 레스토랑
가장 좋은 테이블을 가장 쉽게 선점하는 나는 늘 신선한 연어 요리를 신기한 언어 놀이로 번안하지만
요리의 본질을 왜곡하는 일은 없도록 조심성 있게 식욕을 조절한다
아하, 오늘밤에도 얼떨결에 핥던 접시를 또 깨뜨렸다
아무것도 눈치 못 챈 홀 서빙 아가씨와 주방 안에서 힐끗 쳐다만 보는 셰프가
언짢아하기는커녕 나를 vip 예우하지만
매번 불어 닥치는 모래폭풍에 출입이 자주 끊기는 불상사 말고도
어떻게 하면 나는 설득할 수 있을까
카르파쵸 연어회 요리를 생짜배기 언어 메뉴로 식탐한다 해도 접시가 뒤틀려 화를 입거나 복통으로 나뒹굴 일 없다는 것을!

김영찬 | 충남 연기 출생. 2002년 『문학마당』 등단. 시집 『불멸을 힐끗 쳐다보다』 『투투섬에 안 간 이유』 등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