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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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류경무 

 

 

  행락(行樂)

 

 

 

  가보지 않은 곳을 새로 추가한다 오직 즐거움을 향해 가는 일에 골몰한 나는 털이 다 빠져 슬픈 스트릿 보이

 

  아이를 안고 자동차 보닛에 반사되는 빛을 본다 여기는 처음 와본 곳이야 풀이 적당히 키를 키웠군 우리는 풀을 기다랗게 편 뒤 자리에 누운 채 각설탕을 한 쪽씩 나눠 먹는다

 

  자동응답기가 말한다 상쾌한 공기를 마셔 보세요 햇볕은 200룩스로 고정하세요 보컬은 앨라배마 셰이크스가 적당합니다

 

  아빠 내가 꿈 이야기 하나 해줄까? 아이스크림 통에 빠진 꿈, 꿈속에서는 아무리 먹어도 몸이 가렵지 않아

 

  우리는 자리를 접고 일어섰다 얘야 너는 종일 먹는 걱정만 하는구나 그건 모두 가짜란다 여기 우리 앞의 어떤 징표가 보이지 않는 거니? 우리는 즐거움을 향해 가는 중이라서 아무것도 훔쳐선 안 된다 꿈속에서라도

 

  가슴 털이 빠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연필로 글씨를 쓰기로 했다 단순함과 명료함이 우리를 이끌었다 빛이 오는 어떤 개념을 향해 우리는 계속 걸어갈 것이다 매순간 변화하고 휘어지는 선택을 하면서

 

  새로운 알람이 도착했다 우리는 풀을 다시 일으켜 세운 뒤 땅을 깊숙이 파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 하나를 그 자리에 파묻었다

 

  모든 것들이 도착한 봄이었고 행락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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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무 | 부산 출생. 1999년 『시와반시』 등단. 시집 『양이나 말처럼』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