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 저자 | 강미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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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방석 집
멱살을 잡고 싸우던 사람이 씩씩거리며 깡소주를 마실 때도 따지고 보면 다 이것 때문이니 엉킨 마음이나 녹이세요, 내주던 방석
공사판 인부들이 목에 걸린 시멘트 가루를 씻겠다고 들어와도 이렇게 돈벼락을 맞아 술술 씻길 거예요, 내주던 방석
대패삼겹살로 생일 특별 밥상 차리러 온 올망졸망 가족에게도 살다 보면 이런 지폐 다발 수두룩 깔고 앉을 날이 올 거예요, 내주던 방석
볼우물 깊게 웃던 그 집
사랑초를 가꾸고 물난초를 기르고 치이치이 물뿌리개로 춘란에 물을 주고
뜨거운 숯불이 들어오고 지글지글 대패삼겹살이 익고 상추에 고기가 얹히고 싱글벙글 무료 서비스 음료수병 뚜껑이 팡, 팡, 열리고 들썩들썩 손님이 오고 가고
끝다리 몇천 원 서비스했어요, 상냥하게 웃던 그 집
오늘 철거를 한단다 오는 사람들에게 돈방석을 내주었는데 그 사람 돈방석에 앉았다 한다

강미정 | 경남 김해 출생. 1994년 『시문학』 등단. 시집 『그 사이에 대해 생각할 때』 『상처가 스민다는 것』 『타오르는 생』 등이 있음. 〈빈터〉 동인. 한국작가회의 회원.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