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 저자 | 석민재 | ||
|---|---|---|---|
귀문관살
닭이 죽었어요
누가 나를 만지는 느낌이 자주 들어요
침대 밑으로 굴러간 단추를 찾는 동안
누가 꽃을 가져다 놓았어요
자꾸만 빨라지는 발걸음이 노래가 되고 날개가 되고
앉지도 서지도 못하는 춤이 되고
주파수가 맞지 않는 곳에서 춤을 추고 있어요
엄마는 이삿짐을 싸고 아빠는 불을 지르고 나는
못 본 지 오래된 사람들의 집으로 왔어요
비는 우릴 젖게 해요, 비는 우릴 젖게 해요,
누군가의 이름을 비처럼 부르면 젖어 가는 동안
닭은 누가 죽이고 꽃은 누가 가져다 놓았을까요
접시 깨지는 소리처럼 처음 발음해보는 낱말들……
이건 무중력, 이건 무기력,
끝을 느끼지 못하는 발과 칼의 무기력
별것 아니에요
손대기 전에 툭 떨어지는 단추처럼 내 머리는 다만,

석민재 |경남 하동 출생. 2015년 『시와사상』으로 등단.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