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 저자 | 김원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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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어진 날에도
햇볕에 닿으면 사라지는 곰팡이처럼
젖은 채로 빈자리에 들어섰다가 거기서 혼자 메말라가는 것
그것 또한 사랑이다
내 얼굴이 긴 것은
흘러내린 외로움이 고여 있어서다
초침을 바라보는 사이 나는 녹는다
너를 부르면 가슴이 쏠려
수심 깊은 강물이 흐른다
내가 매일 침을 삼키는 건 용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나는 조용히 자연사(自然死)를 쓰고 있다
오늘 아침 비누처럼
매일을 조금씩
뼈의 가장자리만 환하게 남아
이상하고 외로운 소실점으로 가라앉는다

김원경 |2005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