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 저자 | 나금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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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축제(new moon)
캄캄한 절벽 끝에서 실반지가 떠오르고
언젠가 풀어질 비단 오랏줄이
천 개 슬픔을 꾸러미로 묶습니다
등불은 어처구니없는 사랑을 한 후에
그녀를 죽였습니다
강물 위로 뜨는 죽은 달의 살을 베어 먹고
나는 그 덕목을 섭취했습니다
기억의 공중에다 길을 내는 화살표가
거세된 샤먼에게로 갑니다
그의 눈은 말라버리고 손과 발은 잘렸습니다
남자를 매다는 형틀은
날개가 많아
캄캄한 저녁을 끌고 올라갈 수 있습니다
형틀 밑에 타버린 연기와 재에서
달마다 움이 트고 흰 싹이 돋는다지요
밤의 맹렬한 파도는 모서리가 또 깨지면서
사람들의 골목 끝으로 몰려갑니다

나금숙 | 2000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레일라 바래다주기』 등이 있음. 현재 논술 교사.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희 사회 2016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