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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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신혜정 

 

 

  낮은 자의 경전

  - 승냥이의 시간

 

 

 

 

 

  우주는 한 번도 별을 흘린 적이 없지만 우리는

 

  오래전 죽은 별들이 눈앞으로 쏟아지는 것을 보네

 

  그것은 어쩌면 몇 억 광년 전 우주가 쏟아낸 눈물

 

  곧 무너질 위태 속에서 밝게 빛나야만 하는 것들이 있다

 

  어지러워도 늘 반듯한 사각이어야 성립되는 큐브처럼

 

  질서는 무질서 속을 위태롭게 건넌다

 

  치열하게 영원의 시간을 약속하며 별들은

 

  뜨겁게 빛나고 오랫동안 눈물을 흘리네

 

  봄꽃보다 분주한 시간을 보내느라

 

  여름이 이미 지났음을 나중에 깨닫게 된 어느 해

 

  별이 흐르는 자리마다 계절이 바뀐 곳에서 불어오는 바람처럼

 

  시리고, 이가 빠져나간 듯 자꾸만 혀로 확인하게 되는 것

 

  우주는 한 번도 별을 흘린 적 없지만

 

  앞으로 당도할 계절에 죽은 이의 사연처럼 우리는

 

  미치도록 쏟아지는 별을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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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정 | 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등단. 시집 『라면의 정치학』, 산문집 『왜 아무도 나에게 말해 주지 않았나』 『흐드러지다』 등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