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016
Extra Form Output
저자 김송포 

 

 

객기

 

 

 

  산제비나비는 이 꽃 저 꽃 꿀을 찾아 날아다닌다 작은 꽃에 잠시 왔다가 금방 자리를 뜨고 큰 꽃에 궁둥이 들고 구멍 속에 침을 바른다. 하늘을 향해 있는 날개는 소리 지르며 입을 오므린다

 

  한 남자를 줄기차게 쫓아다닌 여자는 더는 울기 싫다고 떠났어 내가 아니면 보살필 수 없다고 간절히 밥을 먹였지 물을 먹일 땐 날개를 파닥이며 꽃밭에 앉으라고 자리를 내주던 아량은 어데 가고

 

  피곤하다 힘들다 울기 싫다 품어 줄 수 없다고 꽃잎을 닫는다 오래 머무르지 않는 나비는 한 잎의 자리에선 만족을 모른다

 

  서쪽에서 있다가 동쪽으로 가서 온다는 기약 없이 도망쳤어 개미 손님이라도 있으면 찾아 기대라고. 새며느리에게 밥이라도 얻어먹자는 꿈이라도 꾸라고. 햇볕에 말린 상처를 함백산 나비에게 맡기고 그 자리를 떠돌던 기억은 만항재에 뿌리고

 

  온다고 오는 것이 아니고 간다고 가는 것이 아닌 바람이 일어선다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는 팔랑개비의 본색으로

 

 

 

 

 

 

 

 

 

 

 

 

 

BD_C5_C0_DB_BD_C3_B1_E8_BC_DB_C6_F7.jpg

김송포 | 2013년 《시문학》으로 등단. 2008년 시집 『집게』 출간. 현 〈성남FM방송〉 라디오 진행자.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