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 저자 | 송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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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한 대화
이 의자는 나의 시선을 방해하는 자
저리 가줄래
마음속으로 너를 움직인다
너는 내 마음을 읽는 시간이 부족한 채로 나의 손에 등 떠밀려
우양우
좌양좌
혹은 우향우 좌향좌
이 둥글레차는 새벽의 불길을 받고 태어난 양 두 마리
입술에 가져가기도 전에
아, 뜨거워
용의 열기를 훅 뿜는
나는 너의 마음을 읽기도 전에
마우스를 움직이고 자판을 두드린다
양과 용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
나는 양에 용 세 마리 건다
너는 용에 양 다섯 마리 건다
내기는 일생에 도움이 안 돼
노름의 사슬에 끌려다니던
너와 내가 도움 되려고 숨쉬고 산 건 아니니까
저 안경은 내 목을 중독시키는 바다의 출렁거림
알았어 라고 끝까지 말할 때까지
내 식도에 소금물을 무한대로 퍼붓는
잔인한 속성을 가진 양떼들
저 음악은 육체를 쉬어가게 하는 그네
지친 육체여 다시는 눈을 뜨지 말아라
이건 뭐지
진정한 화해와 위로라고 할 수 있는 건가
꽃병들이 식탁 모서리로 떨어지고
빨간 나비넥타이를 매고 식탁에 의젓하게 앉은
상어알 부부는 전채요리에 대한 기대로 들뜬 콧방울이 충만해 보여

송진 | 부산 출생. 1999년 《다층》 제1회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지옥에 다녀오다』 『나만 몰랐나봐』 『시체 분류법』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