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 저자 | 김영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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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묵은 라일락나무
내가 잘 다니는 골목
백년 묵은 라일락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데요,
벌써 여러 해 낡은 집을 둘러봐도
사람 그림자라도 보지 못했지만,
밤으로 낮으로
창호지 창문에 희미한 등불 같은 것이
어른대는 걸 보면
누가 살기는 사는가 봐요,
세상에 분명한 건 없지만
봄날에 내가 생각하기로는
노인들 혼자 사시는, 빈집같이
옛 사랑도 이런 날은 찾아와
옛 이야기를 조곤거리며
하얀 꽃 무더기무더기 피워
오래토록 라일락 향기가 진하기는 진한가 봐요.

김영산 | 전남 나주 출생.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동 예술대학원 졸업. 1990년 《창작과비평》 겨울호로 등단. 시집 『冬至』 『평일』 『벽화』 『게임광』 『詩魔』 『하얀 별』 , 산문집 『시의 장례가 치러지고 있다』, 장편동화 『주먹열매』 등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