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 저자 | 김택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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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을 줍다
라벤더 향 바람 타고 오른다
말이 노닐던 물가
바람에도 단물이 묻어 있다
근처 꽃밭에선 지중해를 건너온 연보라 꽃들 서로 몸을 부비고
달은 물속에 잠겨 둥근 걸음으로 강을 건넌다
물가 거닐며 풀을 뜯던
말 한 마리
너른 벌판으로 달려 나갔다
발굽 살피던 편자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백 년 전에도 홀로 피었을 저 달 올려다본다 나처럼
예전에도 누군가 이곳 물가에 앉아 있었다고
구름 비껴 달빛 쏟아낸다
바람 가르며 달려 나간 말도 언젠가는 돌아와
홀로 물가에 앉아 달님 바라볼 것이다
물 주름이 달빛을 낚는다
흐르는 것이 달빛인지 물결인지 물은 잔잔히 흐르고
달빛은 흐르는 물결에 어리는데
달빛이 휘황하고 강가 푸른 꽃향기가 바람 따라
제 걸음으로 달려온다
달님도 바람도 시나브로 무르익는 한참
흐르는 백 년 잠시 숨을 고른다

김택희 | 2009년 『유심』으로 등단.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