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 저자 | 최인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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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아득한 중심에서 얕은 네 집으로 흰 뱀이 기어오다
네 집 근처 가느다란 굴속에 얼어붙었다,
목마른 너는 구멍으로 하염없이 입김을 불어넣더니
어둠의 뿌리가 되어가던 흰 뱀을 녹여 8일의 밤에 움직이게 하였다
쉬이― 쉬이―
흰 뱀이 개울로 흐르고 흐르더니
휘이― 휘이―
흰 뱀이 소용돌이로 돌고 돌더니
머리도 꼬리도 놓아버렸다,
커다란 동그라미가 되어 네 집을 품었다
아직 덜 가신 어둠을 헤치며 네가 일어선다,
잔잔한 수면에 배 한 척 밀어 넣고
가운데 드러눕는다,
너에게서 첫 하늘이 바람도 없이 물결쳐
동그랗게 더 동그랗게 어둠을 밀어내며 깊어지고 있다
물소리에 눈이 감긴다

최인서 | 2009년 《서정과현실》로 등단.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