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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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호성 

 

 

 

  낯선 몸

 

 

 

 

 

  바닥에 달라붙은 거품들에 금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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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보다 느리게 자라는 양말을 손에 끼우고 몸을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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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종일 침을 머금고 있던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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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푼 혓바닥 위에서도 뒹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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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곤충의 겹눈을 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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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백한 육체를 눈금처럼 수백 개의 창으로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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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개도 빠짐없이 입맞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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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인 피를 찾아다니며 구멍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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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된 위장 안에서 밤새 내린 수증기가 끈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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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문질러준 발가락이 피부 속으로 들어가 열매가 되었으면 좋겠다 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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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불 속에 두고 와야 하는 당신을 생각하면 손바닥이 노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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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가락과 발가락이 겹쳐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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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죽은 욕실의 바닥을 밀어내는 느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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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래 귓속에 손가락을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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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의 가장 희미한 부분에 이름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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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보다 차가워진 베개가 시력을 전부 빼앗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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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_김호성.jpeg

김호성 | 서울 출생. 2015년 《현대시》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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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