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 저자 | 김예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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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척
인기척은 골목에서 녹으면서 쌓인다
거리를 걸으며 집들을 어루만지는 것일 수 있다
내려오며 허공을 다
어루만진 눈처럼
주택 밀집지역
기념사진 속으로
사라지는 벽화가 쌓인다
살림살이가 아무렇지 않게
새어나왔다
희망이거나 슬픔이
현재를 방치하듯
가난한 골목을 걸었다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는
현 위치에서 출발했다 마을안내지도는
1코스 2코스 3코스가
다시 만난다고 한다
빈집을 어루만지는
과거를 나와
미래의 빈집을 걸었다
잠잠한 집들이
문 닫힌 냉장고 같아서
열어보고 싶었다
런닝구만 걸친 사나이는
인기척에 젖어 의자에 앉는다
골목의 온도에 한 사나이가
빨래를 골목에 말린다
냉장고 안의 음식처럼
이 골목은 체온이 낮다

김예강 | 2005년 《시와사상》 등단. 시집 『고양이의 잠』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