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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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성향숙 

프라하에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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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노를 테이크아웃 주문한다

납득하기 어려운 끄덕거림, 예스예스!!

 

갈색 액체가 추출되는 음료의 시간은

체코 체코 체코의 방식으로

야채에 닿는 칼날의 시간과 일치했다

 

이런 어처구니!

배부른 샌드위치와 아메리카노의 고유명사

 

아메리카를 등에 업은 커피가 태평양을 건너와

쓴 입맛을 자극했지만

손짓 발짓 눈짓 교환했던 카페 주인과의 소통은

잠결에 도나우를 건넜는지 카를다리를 통과했는지

 

언어의 행로는 달나라인가?

 

느린 철로를 읽고 떠난 소행성이 남긴

어지러운 공중의 언어들

크레이터를 왕복한 캐리어가 덜컹 바퀴까지 떼어놓는

 

거기는 천둥번개가 심하다고?

비바람이 너무 거세다고?

그럼에도 여긴 고요함이 똑똑 떨어지는 달의 바다야

 

내밀한 구름 안쪽에서 쏟아지는 거품들

빨간 트램과 뒤따르는 연분홍 이층 버스는

표면에 비치는 두 마리 토끼처럼

한가로운 서정으로 각인된다

 

달의 표면은 복부가 더부룩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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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성향숙.jpeg

성향숙​ ​■

2008년 《시와반시》 등단. 시집 『엄마, 엄마들』 『염소가 아니어서 다행이야』 『무중력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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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0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