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020
Extra Form Output
저자 김안 

장마철

​

​

 

  몸에 불협이 있어서

  마음에 화음이 쌓이고, 미처 마음이구나 알아보기도 전에

  까르마, 까르마, 미쳐 뛰쳐나간다.

  망가진 우산살을 붙잡고 집으로 향하는 아이처럼 

 

  녹색 지붕 아래로 평등하게 비가 쏟아지는데

  두 달째다 비가 쏟아지는데,

  평등하다는 말, 평등한 불행이라는 말,

  나는 책의 모서리를 접는다

 

  당신은 여전히 착해도 되겠지만 아름다워도 되겠지만 여기는 우리에게 영영 기쁨일 것만 같던 방입니다, 고개를 들면 당신의 하얀 발과 경이와 놀램의 순간들이 추상이 되어 창을 두드리고 나는 방의 가장 어두운 곳에 누워 붉은 물감처럼 풀려 나가고

 

  노래는 언제 돌아오나

  붉은 철교가 무너지고 그 아래 잠자던, 놀란 비둘기처럼

  흘러넘친 물길에 실려 산책로에 남겨진 물고기처럼

  불협과 불행과 평등과 수렴과 발산

  사납고도 아름다운

 

 

 

 

 

 

 

 

 

 

 

 

 

 

 

신작시-김안.jpeg

김 안 ​■

2004년 《현대시》 등단. 시집 『오빠생각』 『미제레레』 『아무는 밤』이 있음. 〈김구용시문학상〉 〈현대시작품상〉 수상.

​

​

​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0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