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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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휘민 

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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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 깊숙이 달빛이 걸어들어와 있었다

죽은 사람이 되살아나고 있었다

굳어 있던 몸에서 새살이 돋아나고

하품을 하며 깨어난 당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흐느껴 우는 내가 있었다

 

누가 나의 잠 귀퉁이를 흔들어 당신에게 데려갔을까

암실 속으로 들어와 닻을 내린 한 줄기 빛을

망연히 바라보다가 나는 한밤중에

무릎을 껴안고 중력을 달래는 사람이 된다

 

짐승 같은 잠 속에 빠져

두 눈을 잃어버린 당신은 달의 뒤편에서

사나운 어둠을 길들이고 있는 사람

홀로 노를 저어 망망대해를 건너가려는 사람

 

활이 지나간 자리였을까

달빛에 베인 상처였을까

 

나는 한동안 당신을 생각하느라 어두워진 갈비뼈를 더듬는다

울림통이 된 몸에서 더이상 어둠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가만가만 창가로 다가가 커튼 자락을 여민다

 

그러나 살갗을 파고드는 먹물처럼

그림자를 지워도 사라지지 않을 마음의 얼룩

온종일 달아올랐던 바닥이 식는지

비틀린 관절을 꺾으며 집이 우는 소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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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 ​민 ​■

200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등단, 201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 시집 『온전히 나일 수도 당신일 수도』 『생일 꽃바구니』, 동화집 『할머니는 축구 선수』, 그림책 『빨간 모자의 숲』 『라 벨라 치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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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0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