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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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오현정 

길가메시*를 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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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산의 또릿또릿한 나무

쭈뼛쭈뼛 따라오다 너였어, 눈 맞추면 쑥스러워 해

허리 구불구불 허공을 파고드는 붉은 황장목이다

 

할 말은 천진천 물길

무심한 돌이 감당할 속도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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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렁술렁 바람결을 잡는 여간내기가 아니다

뭉게구름과 실바람을 휘감는 거리가 얼마나 먼지

소나무 숲 해먹 위에서 길가메시 프로젝트는 궁구 중이다

눈앞이 노래질 때 송화 바람은 내일을 다 안아 올리기 벅차

그늘을 아우르고 해를 밀어 올려

햇살나무들이 노곤한 두 다리를 펴는 저녁에 솔잎별을 띄운다

 

하늘을 접목한 나뭇가지는 마른 씨앗을 적시고

솔향은 은은한 불멸의 날개를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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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바빌로니아의 서사시에 나오는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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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_오현정.jpeg

오현정​ ■

1989년 《현대문학》 2회 천료 등단. 시집 『라데츠키의 팔짱을 끼고』 『몽상가의 턱』 『광교산 소나무』 외 다수가 있음. 〈애지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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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0년 0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