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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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효림 

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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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는

여름과 새와 라디오는 왜 숨을 곳을 찾을까

 

겨우 마른 전설이 사방으로 흩어져

텅 빈 거울에 숭숭 이브가 자란다

 

날개는 변명처럼 부풀어

근원이 해체된 악기들 퉁퉁 바다를 친다

 

얼음새가 돌아가는 형식으로 허공을 향해 억양을 높인다 새 잎이 나기 전에 던졌을

독백은 향기처럼 돌고 돌아 눈이 파란 무덤과 물의 노래를 부르고

 

예언은 세계를 이을 듯 문턱에 서서

K는 쥐고 있던 바다를 훅 놓는다

종이 밖으로 넘치는 고양이를 보다가

바다를 지나가는 다른 인류를 보낸다

엉겁결에 손을 흔들며 손을 흔드는 것이 아닌데

 

K는 치명적인 향기를 가진 지구 속으로 빠진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행성을 꺼내 보다 덮는 버릇과

 

누구나 한 번쯤 음 소거되어버린 계절이 찾아와

무채색 벽화 속으로 끌려들어 간다

 

시간은 그냥 벽 위에 걸려 있고 얼굴을 닫는다

너무 어두워져

K와 각자 그린 그림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도도새와 파란 꽃병이 남겨진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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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림 ■

2007년 《시와반시》 등단. 시집 『명랑한 소풍』 『위대한 예측불허』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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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0년 0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