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020
Extra Form Output
저자 이정란 

하지의 태양혈

 

 

 

​ 어느 별에서 누가 아픈가

지끈 태양혈 누르며

하지의 들길을 걷는다

 

걷기를 멈춘 아기의 다리를 타고

한 줄기 오줌이 흐른다

다시 길을 가는

아기 따라 나도 간다

 

피 대신 물

바람보다 발걸음

 

그것은 사랑을 초월한 동행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 윤회

죽음과 삶을 뒤섞는 호흡

태초부터 이어져 온 맥박

 

손에 손

입에 입

그 위에 마음자리

 

마음과 마음을 맞추면

흘러넘치는 침의 거미줄

 

이대로 가

어디든

가지 않아도 가

언제든

 

함지야

응, 아가야

태초부터 지금까지야

 

우린 아주 잠깐 사이

함께 태어난 샴쌍둥이

심장이 붙어 숨 쉰다

 

숨 한 줌씩 모아

연두색 아기 태양의

등을 덮어준다

 

아련한 연기 너머

천궁 넘고 꿈을 건너

시간의 비늘 벗기며

천둥 번개 속에 영원히

 

우리의 엄마들 만나러 함께 가자

백만 살 아가 태초야

천만 살 티끌 바람아

​

​

​

​

 

 

 

 

 

 

 

 

 

 

 

 

 

SE-274c6e92-6de6-4b51-9874-1702b4f34499.jpeg

이정란​ ■

1999년 《심상》 등단. 시집 『눈사람 라라』 『이를테면 빗방울』 등이 있음.

​

​

​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0년 0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