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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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지엽 

해남 여자

 

 

 

​1. 호박 고구마

약간은 물컹하고 약간은 달달한 맛

편하고 이므럽고 잔정 많고 수더분해

동치미 좋아하는 여자 눈밭 같이 걷자는 여자

 

2. 간척미

바닷바람 갯내음에 매일 목욕하더니

존득하게 찰진 가슴, 새침 떼고 앉아서

얄쌍한 몸짓 눈짓으로 두레 밥상 환한 여자

 

3. 미니 밤호박

속은 달콤한 호박 맛 겉껍질은 고소한 밤 맛

노화 억제 성인병 예방, 페놀산 항산화 물질

한 손에 쥘 수 있는 여자, 죽, 찜 모두 짱인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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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겨울 배추

시간이 지나도 쉽게 물러지지 않는

농약 없이도 겨울까지 이기는 여자

얼음 밭 자리 까는 여자 신토불이 황토 여자

 

5. 세발나물

얇고 길쭉한 잎 살짝 데쳐 헹군 후

된장 고추장, 물엿 참기름 조물조물 버무리니

개울 안 환해지는 여자 뒷산까지 환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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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엽​ ​■​

1982년 《한국문학》 시, 198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조 등단. 시집 『빨래두레 밥상』 『어느 종착역에 대한 생각』 『씨앗의 힘』 『샤갈의 마을』 『다섯 계단의 어둠』, 시조집 『내가 사랑하는 여자』 『사각형에 대하여』 『북으로 가는 길』 『해남에서 온 편지』 『떠도는 삼각형』, 연구서 『한국 현대문학의 사적 이해』 『한국 전후시연구』 『21세기 한국의 시학』 『현대시 창작강의』 『현대시조 창작강의』, 동화집 『지리산으로 간 반달곰』, 신앙시집 『신성한 식사』가 있음. <성균문학상><평화문학상><한국시조작품상><중앙시조대상><유심작품상><가람시조문학상><오늘의시조문학상><이호우 · 이영도 문학상><현대불교문학상> 수상. 현재 경기대학교 융합교양대학장,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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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0년 0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