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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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설하한 

태엽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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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 인형들이 태엽을 만들었지

공장은 근로법을 준수했지

공장은 매일 무엇인가 흡수하고 배출했지

인형들의 톱니는 닳고 태엽은 헐거워졌지

스스로 태엽을 조이고 톱니를 바꾸었다는데

선량한 사장은 태엽 인형들을 위해 값비싼 보험에 가입했지

 

소년은 스패너로 대들보를 때리고 또 때리곤

뛰쳐나와 도시로 왔지

헤매지 않고 곧장 공장으로 갔지

한 밤에 지도 한 번 보지 않고

소년은 스패너로 태엽 인형을 내려치고 또 내려쳤네

소년의 아버지는 직업이 없었다는데

태엽 인형은 머리에서 기름을 쏟아내고

태엽은 비틀거리며 운동을 이어갔지

소년은 스패너로 집을 지을 생각을 했지

 

태엽 인형은 아침에 발견되었지

태엽은 계속 돌아갔지

사장은 태엽을 조용히 다 풀어버렸네

그리곤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지

태엽 인형이 망가졌다며

선량한 사장은 흔쾌히 위로금을 송금했다는데

 

망가진 태엽 인형은 실려 나왔지

태엽 인형은 손에 새 태엽을 꼭 쥐고 있었다는데

공장은 원생(原生)동물처럼 꿈틀거리며 자라났고

소년은 태엽으로 집을 지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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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한 ​■

2019년 《한국경제신문》 신춘문예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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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0년 0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