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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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송재학 

아침이 부탁했다, 결혼식을

 

 

 

아침을 담는 항아리는

천 개의 색을 모으는 중이다

무채색 주둥이까지 포함하니까

구부리고 번지는 밀물까지 돌과 함께 물렁해져서

어딘가 스며들어야 하는 해안선이 되었다

 

소년의 표정이 왔다

하늘가에 인기척이 수런거리더니

아침 식탁에 별자리를 펼치는 리넨

 

꽃 사이에 꽃의 생활을 심고

돌 속에 다시 돌을 옮긴다

꽃은 희고 돌은 검다가

둘이 합쳐서 가슴까지 검푸르다

 

비거스렁이 하품과 거품이

썰물을 부추기며

무시로 글자를 쓰다 지운다 싶은데

동심원이 모였다

물의 관습이라는 결혼의 상냥한 목소리가 들렸다

물기 흥건한

계절이 아니라면 여기 오래 머물겠지만

이름을 잊었기에 무엇이나 포옹하는

이 아침의 긴 역광을

어디 눈썹 없는 기별만 탓하랴

 

십 년 후를 만날 때까지

물결이 굳어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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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_송재학.jpeg

송재학 ■

1986년 《세계의문학》 등단. 시집 『얼음시집』 『살레시오네 집』 『푸른빛과 싸우다』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 『기억들』 『진흙얼굴』 『내간체를 얻다』 『날짜들』 『검은색』 『슬프다 풀 끗혜 이슬』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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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0년 0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