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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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윤천 

     

 

 

 

 

 안녕, 청동기 시대       

  

  

       

  

 

  뒷전으로 물러난

  소설가의 방처럼

  끈적한 녹이 끼어

  고인돌 시절이 더 먼저였는지

  나중이었는지

  잠시는 헤아려 보게 하려다가

  직접 거기까지 날아온

  화살촉이 발견되는 지층이 있었다

 

  후기가 더 넘길 맛이 났던

  노인의 작품집 속으로는

  빨간 부리의 새들이 제 입을 물고

  어디론가 날아올랐다

 

  어릴 때 다녔던 학교의 철봉대 밑을 지나갈 시간이 있었을 때

  아련하게, 빨갛게 녹이 낀 끝 종이 날아왔다

 

  쇳내 속에 묻혀 있었던

  종대를 지어서 종아리를 맞았던 기억들이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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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청동기의 야시장에서

  부자들에게로만 팔려간

  무수한 꽃무늬들의 꽁무니들을 이야기하고

  싶었는지도

 

  해독(解毒)이 부실했던

  그간의 날들

 

  이제 곧 청동기의 녹이 벗겨지거나

  뒷전으로 물러앉게 될 아침이 올 거라는

  

  분(墳)이 열린다.

 

 

 

 

 

 

    

 

 

 

 

 


 

신작시_정윤천.png

정윤천  l

1990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1991년 《실천문학》 당선. 시집 『생각만 들어도 따숩던 마을의 이름』 『흰 길이 떠올랐다』 『탱자꽃에 비기어 대답하리』 『구석』 『발해로 가는 저녁』, 시화집 『십만 년의 사랑』이 있음. 〈지리산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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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호 신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