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 저자 | 이경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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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들
나는 방금 의자 속으로 돌아왔지, 내가 의자에 드는 순간 의자는 이곳을 떠나지 내 엉덩이는 한 의자의 부재를 기억하기 위하여 텅 빈 장소가 필요하지 의자의 부재는 다시 의자를 낳지만, 나는 엉덩이를 들어올려 의자에서 나오지 그 순간, 의자는 다시 돌아와 의자 밖을 오래 배회하지 한층 부산해진 의자들 주변으로 몇 개의 엉덩이들이 출몰을 반복하지 의자는 또 떠나거나 돌아오지만 나는 의자로 돌아갈 수 없지 의자가 두려워 의자에서 멀어지는 동안, 의자는 의자에게서 빠져나와 고개를 숙이지 의자에서 멀어질수록 의자들은 의자를 더 잘 보지
의자가 잘 보이는 곳에 의자들이 모여 있지 이곳은 의자들의 수도원일까 침울한 의자들의 얼굴, 어쩌면 고아원인지도 모르지, 너무 눅눅한 마룻바닥을 보면, 의자의 장례식장을 의심해보기도 하지

이경교 l
1986년 《월간문학》 등단. 시집 『목련을 읽는 순서』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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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호 신작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