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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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현이령 

     

 

 

 

 너는 장마를 장미라고 읽는다

     

      

     

     

  장미연립 반지하 방에 누워 옆방을 엿본다

  나는 장마가 길어져 그 방으로 가지 못하고

  퉁퉁 불은 손가락으로 너에게 편지를 띄운다

  물속에 잠긴 말들

 

  장마를 안고 피어난 꽃은 가시를 잔뜩 세우고 있다

  겁먹은 얼굴로 우는 꽃다발

  지난밤은 비가 너무 깔깔대며 웃더라

  소리 없는 뉴스가 들리고

  장마에 천둥이 요란하다

  저녁은 꽃잎을 넣은 비빔밥으로 할까?

  아무렇게나 으깨진 꽃잎

  

  가시에 찔린 손으로 너에게 간다

  붉게 물든 고백들

  백만 송이 장미가 피는 동안 장마는 매일 시작된다

  오늘 밤도 창문에 혈흔을 찍는 꽃잎

  

  장마다

  장미다

  장마다

  장미다

  모르는 어제를 꽃점으로 치면

  마지막 입에서도 붉은 꽃잎이 떨어진다

  혀는 자주 입속을 떠나

  나는 퉁퉁 부은 눈으로 너를 본다

  아무도 울지 않는 아침

  불어 터진 라면을 두고 혼자 앉는다

  가랑가랑 빗물이 들어찬 방

  나는 장마가 길어져 그 방으로 가지 못하고

  

  반지하 방에 누워 고스란히 장대비를 맞는다

  뜨거운 장마의 다른 말은 잃어버린 장미

  식어버린 등 뒤에서 욕창으로 피어나는

  붉은 당신

 

 

 

 

 

 

    

 

 

 

 

 


 

신작시-현이령.png

현이령  I

2021년 《전남매일신문》 신춘문예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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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호 신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