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 저자 | 김수환 | ||
|---|---|---|---|
기왕
기왕이라는 왕 있었네
슬픈 왕이 있었네
이래도 저래도 슬플 뿐인 거였다면
그 세월 나랑 기쁘고 나하고 슬프지
어차피 빈 배로 갈 거 같았으면
먼지같이 가볍게 그늘같이 숨어 있을
나 태워, 없는 듯 가지 나를 좀 데려가지
한겨울 마음만 남아 눕지도 못하는
마른 풀처럼 외로울 거면 나하고 외롭지
곧 녹을 숫눈과 같이 사랑할 거면 나랑 하지
그도 저도 아니면 징표라도 주고 가지
어느 날 아무 때 목줄 하나 주고나 가지
나와는 멀고 먼 폭군
기왕이라는 왕이 있었지

김수환 I
2018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조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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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호 신작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