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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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안도현 

   

 

 

 

    나만의 비밀

 

                         안도현

 

 

   

   개울에서 놀다가 그만 급해서

 

   물속에 앉아 쉬를 하고 말았습니다

 

   행여 누가 볼까 두리번두리번

 

   나 혼자 몸을 한번 떨었습니다

 

   개울물이 팬티 속에 손을 넣어

 

   고추를 살살 씻어 주었습니다

 

  

 

  


  

     

   

    여름 한낮, 계곡이나 풀장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어떤 비밀에 대한 얘기군요. 그걸 털어놓는 시인의 개구쟁이 시절에 저도 기꺼이 동참하게 됩니다. 친구들과 고무신을 벗어놓고 물속에서 첨벙대다 나도 모르게 쉬를 하고 말았던 그 찌릿하고 조마조마했던 경험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군요.

 

   빨개진 얼굴만큼이나 그 뜨듯했던 오줌 줄기를 실감하며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리를 옮겼겠지요. 개울물이 콩닥거림을 다 처리해주고, 송사리도 별일 아니라는 듯 지느러미를 흔들며 지나가고, 둥둥 뜬 물풀들도 눈을 감아주어 비밀은 고스란히 지켜졌을 거예요. 여기서 중요한 건 그런 제 '깨끗한' 알리바이를 만들어준 게 개울물이라는 거죠. 우리는 자연과 멀어지면서부터 머리는 커지고 말랑말랑하던 가슴은 경직되고 줄어들었지요. 저는 고추를 살살 씻어준다는 대목이 너무 재미있어 입꼬리가 한껏 올라갔답니다.

 

   이 시를 읽으면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던 노래가 떠올라요. 특별한 장면과 표현도 없는데 마음을 슬그머니 빼앗기게 되지요. 나도! 나도! 하는 공감을 이끌어내는 게 이 시의 장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누구나 겪었지만 말하지 못한 나만의 비밀을 용감하게 보여준 것도 시인의 힘이 아닐까요?

 

   시원의 자연과도 닮아 있는 이 동시에서 천연수 같은 순수의 힘을 발견합니다. 아이처럼 해맑아지고 웃을 수 있어 좋은 동시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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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안 ​ ​​l

2012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동시, 2020년 《현대시학》 신인상 당선. 동시집 『사과나무 심부름』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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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