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 저자 | 안웅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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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상선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맑은 날이었고 상점 창고마다 물건들이 넘쳐났고, 시장은 활기가 넘쳤고 사람들은 다가올 겨울과 수평선 너머의 일을 상상하지 않았다
단 한 번의 역습으로 승리를 가져온 선수의 이름은 오래 기억했지만
깃발 하나를 빼앗기 위해 배 한 척을 가득 채우기 위해
사람들은 모르는 척 시계 속 탈진기를 꺼내다 팔았다
가을이 왔지만 누구도 가을인 것을 모르고 새벽 동쪽 하늘에서 떠오르는 가장 밝은 별과 그 뒤를 따르는 조금 더 어두운 별의 영원한 간극을
당신보다 가난한이라고 바꿔 부르는
아침이 가린 우리들의 슬픔
이웃의 배가 다른 이웃의 배를 막아서고
이웃의 군대가 다른 이웃의 국경을 넘고
배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지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눈을 감고 침묵하는 법을 배운다
이웃이 먼 나라라고 느껴지도록
스프링이 조였다 풀리는 순간 시장에는 사람들이 사라지고 물건들이 사라지고
담 넘어 정원 가득 피어나는 튤립들
항구엔 밀려온 널빤지들이 가득하고, 민둥산은 이제
핏빛 하늘을 밀어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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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웅선 I
2010년 《세계의문학》 등단. 시집 『탐험과 소년과 계절의 서』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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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호 신작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