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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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오탁번 시인 

   

 

 

 

   

  해피 버스데이

 

                         오탁번

 

 

 

   시골 버스 정류장에서

   할머니와 서양 아저씨가

   읍내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제멋대로인 버스가

   한참 후에 왔다

   ㅡ 왔데이!

   할머니가 말했다

   할머니 말을 영어인 줄 알고

   눈이 파란 아저씨가

   오늘은 월요일이라고 대꾸했다

   ㅡ 뭔데이!

   버스를 보고 뭐냐고 묻는 줄 알고

   할머니가 친절하게 말했다

   ㅡ 버스데이

   오늘이 할머니 생일이라고 생각한

   서양 아저씨가

   갑자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ㅡ 해피 버스데이 투 유!

   할머니와 아저씨를 태운

   행복한 버스가

   힘차게 떠났다

 

  

 

  


  

     

   

   

   이렇게 엉뚱하고 발랄하고 유쾌한 풍경을 본 적 있나요? 이런 행복한 버스를 타보고 싶군요. 이 시에서는 구수한 사투리가 절묘한 외국어로, 낯선 외국어가 익숙한 사투리로 변하는군요. 경상도 할머니와 서양 아저씨는 각자의 모국어를 구사하고 있을 뿐인데 정이 흐르는 훈훈함에 제 마음도 뿌듯해집니다. 마치 명창과 고수가 추임새를 주고받으며 말길을 열어나가는 모습처럼 흥겹습니다.

 

  기다리던 버스가 왔다고 반갑게 알려주는 할머니와 이에 답하는 서양 아저씨, 생각도 생김새도 언어도 서로 달라 나누는 대화는 불통인데 펼쳐지는 장면은 기가 막힌 소통입니다. 상대방 마음의 소리 듣기는 '참 잘했어요' 입니다. 국적이 다른 말들이 어울려 동서양이 하나로 묶이는 변화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우리 안에 불립문자가 들어 있어 진심을 다해 꺼내면 모두 통하게 되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 동시는 서로 다른 언어끼리 동문서답하고 충돌하는 불통의 장면을 뛰어넘은 소통을 위트 있게 그려내고 있어요. 결국, 소통이란 단지 언어가 아닌 가슴 안쪽에서 지펴져 나오는 따뜻한 배려 즉 마음에서 온다는 걸 우리에게 '해피하게' 보여줍니다. 참으로 즐거운 해피 버스데이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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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안 ​ ​​l

2012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동시, 2020년 《현대시학》 신인상 당선. 동시집 『사과나무 심부름』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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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