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 저자 | 전형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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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티(Yeti)
해는 드물게
탐험대같이 지워졌다
이제 새들은 겨우내
무얼 먹고 사나
지구는 빙판 위를 돈다
옆으로도 밑으로도
다만 소리 밖으로
곤두박질치고 당겨 올려진다
무서운 속도로
눈처럼 낮고 깃털처럼 가볍게
눈의 날개를 꺾고
천사들이 승천하리라
설산에 쌓인 눈을 파내
눈의 옷에 자모를 박음질하는
눈물의 모든 이름을 아는 사람
무릎걸음으로 눈 내린 절벽 끝에 선다
헛바퀴를 도는 바람을 따라
조금씩 가빠지는
한 생이 밥 한 번 짓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뒤로 안은 애인의 알 수 없는 시선처럼 밤이, 눈이
지평에 닿을 때까지
눈 속
설산에는 동굴이 없다
가파른 등성이를 달려온 차고 흰 사선이
등을 지그시 누른다

전형철 I
2007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고요가 아니다』 『이름 이후의 사람』이 있음. 〈조지훈문학상〉 〈현대시학작품상〉 수상. 연성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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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호 신작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