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 저자 | 서수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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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의 시간
아내 생일에
미역국을 끓여주기 위해서
마른 미역을 너무 얕보다
큰코다쳤다
마른 미역이 너무 왜소해 보여서
양도 얼마 되지 않아 보여서
일부러 통째로 물에 담그니까
상상도 못할 정도로
미역이 마술을 부려
바닷속의 미역을 전부다
거둬다 담근 것 같았다
아내가 아침에 일어나서
일년 내내 생일상으로
미역국을 끓일 작정이냐고
한소리할 것 같았지만
당신은 이미
미역의 시간을 빌려서
내게 마술을 엄청나게 부려 놨다고
대신 말해줄 때
미역은 그렇게
계산에도 없는 이벤트를
숨기고 있었다

서수찬 I
1989년 《노동해방문학》으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시금치 학교』 『버스기사 S 시인의 운행일지』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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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호 신작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