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하시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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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이만 묻나요?
서금복
몇 살?
학교 근처 군인 부대로 견학 갔는데
군인 아저씨가 물었어요
- 몇 살이야?
그 옆에 있던 군인 아저씨도 물었어요
- 몇 살이니?
그 옆에 있던 아저씨가 또 물었어요
- 아저씨,어른들은 왜 맨날 나이를 물어요?
- 응? 글쎄…
- 참, 아저씨!
지난번에 보니까 어른들은 싸우면서도 나이를 묻던걸요?
- 야, 너 몇 살이야?
라고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호기심으로 똘똘 뭉친 여섯 살 아이가 견학을 갔군요. 천진난만함을 넘어 군인 일도 거뜬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인간’에게 불경스럽게 나이를 묻다뇨? 순순히 알려줄 리가 없죠. 뭐든 강요하면 하고 싶은 일도 손 놓고 싶은 법. 아저씨의 전투 모자도 써보고 싶고 총도 만져보고 싶은데 한 사람도 아니고 다들 왜 자꾸 나이만 물어요?
아무리 좋은 말도 자꾸 하면 짜증이 나지요. 계단 오르기가 지루하고 힘든 것은 똑같은 패턴이 반복되기 때문이에요. 제가 똘망하게 생겨 궁금하신가요. 그래도 그렇지, 어른들은 만나기만 하면 하나같이 나이를 물어보는지 모르겠어요. 또 왜 그렇게 나이를 알고 싶어하는지도요. 저도 말하고 싶지 않을 때도 있거든요. 아저씨들은 자기소개도 먼저 안 하면서 제 비밀을 캐내려고만 해요. 저도 하루빨리 어른이 돼서 오토바이도 타보고 싶고, 다른 색색깔 꿈도 많은데 말이에요.
어른들은 서로 옥신각신할 때 나이로 어깨 힘주려고 하잖아요. 빡빡 우기는 큰소리 말고 낮고 가지런한 말로 어른이라는 어려운 일을 해내셔야죠. 감정을 제대로 손질하지 못한 어른들이 싸울 때만 필요한 나이가 아니지요. 하루도 쉬지 않고 달려온 시간의 발자국을 정중히 대해주세요. 뭔가 검사하고 점수 매기는 것 같은 숫자만 묻지 말고 마음을 물어주세요.
이제 어른들이 제 나이를 또 물으면 그땐 청개구리처럼 쏘아줄지도 몰라요
아저씬 남은 나이가 몇개예요? ♣

하시안 l
2012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동시, 2020년 《현대시학》 신인상 당선. 동시집 『사과나무 심부름』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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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