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 저자 | 차유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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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거품
손을 씻자
비누를 따라 작아지는 사람들
물은 거품을 데리고
어디론가 내려가고 있었다
사람들이 일제히 떠날 때
그들로부터 비롯된 더러움이
크기를 키워갈 때
자신에게는 어떤 모양이 있는지
비누는 보고 싶었다
매일 바뀌는 모양을 기억할 수 없었으므로
흘러가는 대로
두게 되는 생각들
커지는 거품과 다르게
비누는 작아지는 버릇이 있었다
더는 자라지 않고
끝없이 작아지는 노인의 몸처럼
작아지기만 했다
비누는 그런 자신을 멈추고 싶었다
눈에 보이는 깨끗함을 갖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손을 씻었다
비누는 사람들을 보며
자신의 끝에 대해 생각했다
버려지다와 사라지다 사이에서
내가 나를 기억하면
죽어서도 내가 지속될 것이라고
비누는 물속으로 뛰어들어
스스로 사라지기를 택했다

차유오 l
2020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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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호 신작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