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 저자 | 이화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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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팥죽과 국화차
식사 후
그는 단팥죽을 먹고
나는 국화차를 마셨다
나이를 먹는 건 잔인한 일이라며
물에 핀 국화를 사진으로 남겼다
낮에 먹은 팥죽이 벽사로 작용할 것이므로
우리의 오늘 밤은 안전할 것이다
다분히 뜨겁고
복잡하게 열 오른 극지의 평온
앙코르와트의
괴물 같은 뿌리들이 가랑이를 파고 들었다
우리의 장소
우리의 경험
우리의 무장소성
거짓은 거짓을 낳는 불임의 사랑
빛의 움직임 뒤로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침묵들은
밤에 더 용감하다

이화영 l
2009년 《정신과표현》 등단. 시집 『침향』 『아무도 연주할 수 없는 악보』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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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호 신작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