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 저자 | 박시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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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대
비 오기 전에는
낮은 바람이 불어왔다
생을 가로지르며
슬픔을 무찌르는 로맨스를
믿은 적도 있다
어떤 감정도
목숨보다 절실하지는 않은데
사랑
던져야 할 것들이 많아서
높고 아름다운 것
빛에 눈이 멀기 전에
습기에
이끌려 내려왔다
낮은 지대에서
사랑
하는 것이 더 좋았다
끈끈하고 더러웠기에
던져버릴 수 있는 것도 더는 없었기에
알몸으로 돌아갔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고통의 옷을
입으려고 했다

박시하 ㅣ
2008년 《작가세계》 등단. 시집 『눈사람의 사회』 『우리의 대화는 이런 것입니다』가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8년 1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