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 저자 | 김미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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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화리
나는 자두를 사랑 한다고 했고
너는 자두가 먹고 싶다고 했다
누가 먼저 그랬는지 모르지만
구월은 어리석은 질문을 용서한다
능화리 가는 기차를 탔을 때
밀짚 냄새 밴 가을 햇볕이 쫓아오고
기차의 꼬리는 저녁을 매달고 달린다
장마철에 받았던 종이꽃에 물이끼가 자란다
너덜거리는 잎사귀를 잘라 버리고
그곳에 도착하면 얼굴 큰 작약을 심자
근심이 자라는 정원에는
거미줄에 매달려 있는 수거미 사체
먹이 앞에 짝눈이 되는 사마귀
마지막까지 울다 날개만 남은 매미
오직 너의 두 손만이
섞이기 싫어하는 후박과 자작을 뒤로 물리고
아껴둔 자두나무를 심어 흙을 다진다
마침 공중을 맴돌던 산비둘기 일제히 내려앉는다
순간에 매혹된 것은 순간에 사라지고
이른 잠에서 깨어나 마지막 입맞춤할 때
시를 읽던 입꼬리가 제일 먼저 올라간다
* 함경남도에 있던 옛 마을 이름

김미옥 ㅣ
2010년 《시문학》 등단. 시집 『북쪽 강에서의 이별』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8년 10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