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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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차주일 
  멈춤의 요동



   아기 부처를 씻으면 영혼을 정화할 수 있다는 관욕,
   멈춰 서서 소낙비에 젖어 보니 그 말도 맞다.
 
   사람은 제 위에 둔 상징에 물을 부어 나를 씻는데
   자연은 제 낳은 물로 자연을 더럽힌다.
 
   사람을 자연으로 여기는 평형은 이름을 갖지 않았으나
   자연이 자연을 동격으로 대하듯 나가 나를 대하려면
   불현듯 만나는 비를 피하지 않을 의무가 있겠다.
 
   불현듯 멈춰 비에 예를 갖추게 되는 곳이 제자리이다.
 
   물이 성스러운 것은 모든 형상에게
   같은 높이로 젖는 아래를 제자리로 찾아주기 때문,
   사람은 이 평형을 제자리로 삼아야만 한다.
 
   위에서 제자리를 찾으려는 사람만 떠돌고 있다.
   위에서 제자리를 찾으려는 사람만 종교를 갖고 있다.
 
   빗물로 제 몸을 씻은 석불이 제자리에 들어 있다.
   태아처럼 그림자를 뒤틀며 제자리를 비우고 있다.
   제자리를 제 몸에 다 부으면
   석불은 때와 이끼로 제 몸을 덮어 감출 것이다.
 
   제자리를 다 비우고 아래 위에 서 있는 형상은
   일생 동안 자문자답한다.
 
   자문자답은 나가 나를 더럽히는 선문답,
   아래는 어떻게 생겨나 어디로 사라지는가?
   아래에서 젖어 본 형상은 왜 자연으로 돌아가는가?
 
   멈춤은 제자리를 비우려고 요동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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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일 ㅣ
전북 무주 출생. 시집 『냄새의 소유권』 『어떤 새는 모음으로만 운다』가 있음. 계간 《POSITION》 편집주간.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8년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