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 저자 | 강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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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토끼
음성적 물고기와 낯빛이 하나의 얼굴에 떠오른다. 24시간을 주기로 흔들리는 꼬리와 또 하나의 꼬리. 멀리 있는 능선과 오물이 가득한 저장고와 떨어뜨린 귀는 자정을 잃는다. 토끼를 입력하면 장거리와 분홍과 등껍질과 느리게 더 느리게 껑충. 너와 나를 봉합하는 시간의 흉터로 남아 있는 피부들을 지나간다. 남녀노소의 인종들이 가로와 세로로 이어진 단단한 벽. 미술관은 지난주를 전시한다. 비눗방울이었나. 비누가 방울이 될 수 있다니. 날아가는 소리라니. 더구나 가장 완벽하게 사라질 수 있다니. 아름다워라! 소멸의 기적이 울리는 열차가 지나가는 선로는 더 높게. 아홉 개의 별을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별은 이유가 될 수 없어서 별은 다섯 개이거나 별은 없다. 확성기에서 건져 올린 귀는 뒤집어도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귀. 오, 아름다워라! 의미는 알면 알수록 가장 깊고 어둡다는 말.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는 오전과 오후. 너의 시작은 오후였나, 아니 오전이었나. 모든 시작에 네가 있었나. 음성적 물고기와 낯빛이 섞인 하나의 얼굴이 떠오른다. 24시간을 주기로 흔들리는 꼬리와 또 하나의 꼬리 사이에 너는 태어나고 집을 만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죽음이 있고 엔터. 오, 정말 아름다워라!

강 주 ㅣ
2016년 《시산맥》 등단. 〈정남진 신인시문학상〉 수상.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8년 8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