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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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성우 
  어떤 대답



   우시몬 할아버지는 내가 이십 대 초반에
   소록도에서 연을 맺은 할아버지다
 
   소록도에 닿으면
   이앙즈요셉 수녀님과 함께
   우시몬 할아버지를 뵈러 가곤 했는데
   얼마나 반가워했는지 모른다
 
   내가 따르던 우시몬 할아버지는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분이셨지만
   내가 일 년 만에 찾아뵙든
   일 년을 훌쩍 넘겨 찾아뵙든
   인사하는 내 목소리만 듣고도
   단박에 나를 알아보시고는 했다
 
   우리는 주로 성당 앞 벤치에 앉아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도란도란 얘기 나눴다 때론,
   할아버지 숙소까지 따라 들어가
   놀다 오기도 했는데
   귤이나 빵 같은 걸 나눠 먹으며
   노닥노닥 시간을 보냈다 언젠가는
   고장이 난 라디오를 끙끙, 손봐드린 적도 있다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인사하는
   내 목소리만 듣고도 아 박성우!
   단박에 나를 알아보시곤 하던 우시몬 할아버지,
   한번은 하도 궁금해서 여쭤본 적이 있다
   앞이 하나도 안 보이실 텐데 매번
   어떻게 나를 단박에 딱 알아보시는지
 
   어떻게 알긴, 내가 아침저녁으로
   자네를 위해 기도하니까 알지!
   하루도 안 빼먹고 날마다 기도하니까 알지!
 
   할아버지는 아무렇지 않게 웃었고
   나는 아무렇지 않게 웃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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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ㅣ
전북 정읍 출생.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거미』 『가뜬한 잠』 『자두나무 정류장』 『웃는 연습』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8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