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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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안태운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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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간 속에 멈춰 있었다.

 

   이 공간을 구성하려 하나. 나는 어디에 서 있어야 하나. 나는 이 구도 속에 있는 것들을 나열하고, 그러니까 그것은

 

   모과나무, 모과나무의 가지를 무는 것, 물어서 흔드는 것, 전선 속으로 흘러드는 것, 녹, 녹과 입술과 진물, 사람과 또 다른 사람, 그러므로 두 사람이 있고, 막, 막 사이 틈으로 쓸려서 밖으로 나가는 저녁놀.

 

   이렇게 나열된 것들은 조금씩 비틀리고, 비틀려서 내 앞에서 움직이거나 움직이지 않고, 이 모든 것들에 사이라는 게 있다면, 앞서 언급한 두 사람은 이렇게 말하면서 서 있다, 구도 속에서.

 

   A: 나무의 뒤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B: 나무에 앞뒤가 어디 있느냐며 왜 나무가 당신과 마주하는 게 아니라 당신을 등지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A는 답하지 않은 채 다만 오랫동안 서 있고.

   B: 그러면 내 앞에서 당신을 나무 뒤에 심어둘게.

 

   이런 식의 대화 속에서 서서히 잠드는 것, 모과나무로부터 물러나거나 물러나지 않고 모과나무를 둘러싼 두 사람에 대하여, 그 둘 사이에서 다시 비틀리는

 

   기류, 기류 속에서 아스러지는 것들, 핏빛과 그림자와 포물선, 포물선을 그리는 환영, 안으로 들어와 구축된 후 사라진다는 것, 가지의 끝이 조금 흔들리고, 그 후 일요일, 불현듯 정전…… 그렇게 끝없이 이어지는 것들이 두 사람의 대화라고

 

   나는 나열하면서 두 사람 사이로 들어가 있다. 움직이거나 움직이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은 동시에 나를 쳐다보고 있나. 나는 최선을 다해, 가장 모과나무 같은 모습으로 사이에 서 있으려 한다, 미동도 없이. 이래도 되는 것인가. 누가 누구에게 누구를 들킬 수 있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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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운 ㅣ

2014년 《문예중앙》 등단. 시집 『감은 눈이 내 얼굴을』이 있음. 〈김수영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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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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