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018
Extra Form Output
저자 김화순 
  별을 쓰다



   마음 한구석 어둑하거나 환해질 때
   나는 뾰족한 가시 하나 내밀지
   모래의 시간 꾹꾹 쟁인 한 방울의 피로
   검붉은 속내를 흘리지
   밤이 쓰린 가슴에서 별 하나씩 밀어내듯
   나는 속눈썹에 묻어둔 나를 내밀지
   상처를 쓰려고 가시만 내밀 뿐
   속울음 꺼내줄 낙타를 따라나서진 못하지
   태양을 향해 날아올랐던 누구처럼
   흠씬 녹아내리지도 못하지
   늦은 밤, 홀로 데낄라를 마시며
   쓴맛을 감싸는 찝찔한 사연을 읽는다
   가도 가도 길 잃은 욕망이지만
   사라진 계절을 촘촘히 기록하는 손바닥
   사막이 아름다운 건 우물이 있어서가 아니야
   가시 펜촉으로 별을 쓰는 내가 있기 때문이지
   나는 까칠한 상상이야





 

 

 

 

 

신작시(김화순).jpeg

김화순 ㅣ
서울 출생. 2004년 《시와정신》 등단. 시집 『사랑은 바닥을 쳤다』 『시간의 푸른 독』 등, 저서 『김종삼 시 연구』가 있음.
고려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 졸업. 현재 고려대 출강.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8년 7월